하재호 세계김치연구소장 “김치의 7가지 맛 표준화 모색”

한국농어민신문입력 2019-08-13

수입산 대응 가격 경쟁력 확보
맞춤형 배송시스템 등 개발
김치 맛·품질 차별화 최우선

세계김치연구소는 2010년 한국식품연구소 부설 기관으로 아직 채 10년이 안 된 신생 연구소다. 하지만 점차 연구소가 안정기에 접어들며 김치에 대한 연구 결과가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 2017년 연구소 3대 소장으로 취임해 활발한 활동을 해온 하재호 소장은 김치의 우수성을 발효과학으로 입증시키기 위한 기초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를 만나 세계김치연구의 역할과 국내 김치 산업 육성 방안은 뭔지 들어봤다.

▲국내 김치 산업에 있어 연구소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국내 김치 분야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김치를 전통음식으로 접근하는 식품명인 측면과 김치를 산업체 개념으로 생각하는 부류다. 김치 연구소는 이 두 부분을 모두 아우르며 김치 분야의 전통성과 역사성, 발효 등 과학기술, 포장과 유통, 정부의 정책지원 등에 맞춰 중장기 연구개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현재 연구소는 미생물기능성분야, 식문화 분야, 공정과 발효 분야, 포장 용기 등 총 5가지 연구본부를 두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구체적 성과라는 것이 무엇인가=김치 제조에서 항상 문제가 됐던 게 바로 김치 표면에 흰색 곰팡이가 생기는 골마지 현상이었다. 최근 미생물기능성연구단이 그동안 곰팡이로 오해받던 김치 골마지가 위생 안전성에 문제없는 효모라는 것을 과학적으로 밝혀내는 쾌거를 거뒀다.

이처럼 김치에 대한 연구가 실질적인 도움이 돼야 한다는 게 연구소의 소신이며 김치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김치산업 육성 방안’으로 ‘김치품질표시제’를 도입한다는 내용이 있다. 현실 가능성이 있는가=보통 김치의 맛을 표준화시킨다고 하면 김치 맛을 전부 하나로 통일시킨다는 의미로 생각한다. 하지만 김치 맛의 표준화 연구는 김치의 매운맛, 짠맛, 단맛, 신맛, 아삭한 맛 등 7가지 ‘맛의 지표’를 설정한다는 의미다.

최근 연구 결과에선 김치 유산균의 유전체 분석을 통해 같은 재료와 방법으로 김치를 만들더라도 숙성 정도에 따라 김치 맛이 변하는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토대로 김치 맛의 표준화 연구를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김치의 7가지 맛을 지표로 표시할 수 있는 표준화 연구가 이뤄진다면 외국인을 비롯한 다양한 소비자들이 자신의 기호에 맞는 김치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김치 산업에서 중국산 김치가 내수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내용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김치 내수 시장을 지키기 위해 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김치 산업계도 기업별 생산 공정의 최적화를 통해 인건비 절감이나 품질 균일화를 위한 공정 혁신을 통해 수입 김치에 맞설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김치 맛이 변하지 않고 유지될 수 있는 맞춤형 배송 시스템 개발 등 유통의 변화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김치의 맛과 품질의 차별화이다. 국산 김치가 수입 김치보다 더 맛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김치용 젓갈을 개발하고 고품질 김치 생산을 위한 김치 종균 활성화, 유통기한의 연장 등의 기술발전에 총력을 다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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